<산문> [환경] 푸른 물은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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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환경> 푸른 물은 나의 꿈
6학년

 

나는 작년 여름에 부안에 있는 시골 외할머니 댁에 갔었다. 대문에 들어서자 변함없이 토끼장이 보였다. 토끼들은 나를 반겨주듯이 날뛰었다. 나도 반가워서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자마자 토끼에게로 달려가 같이 놀아주었다.
점심을 먹은 뒤 집 가까이에 있는 개울로 놀러갔다. 조그만 물고기들이 개울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물고기들을 작은 그릇으로 잡았다가 다시 놓아주는 놀이를 했다. 물고기들이 너무 귀여워서 잡아다가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개울과 이어지는 작은 도랑에서 깡통 하나가 흘러들어왔다. 고개를 들어 도랑 쪽을 쳐다보았더니 다른 쓰레기들이 물에 휩쓸려 하나하나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자 주변의 물들이 어두워졌다. 물고기들은 헤엄을 빠르게 치면서 바위틈으로 숨었다. 1,2분쯤 지나자, 더러운 물들이 없어지면서 다시 깨끗한 물들이 나왔다. 그제야 바위 뒤에 숨었던 물고기들이 다시 나와서 아까처럼 자유롭게 헤엄을 쳤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얼마쯤 지나자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더러운 물이 흘러들어왔다. 이번에는 썩는 냄새가 났다. 색깔도 더 검고 깡통과 비닐이 섞여 있었다. 이번에는 5분쯤 지나도 물이 깨끗해지지 않았다. 물속의 물고기들은 뭔가 일이 벌어진 것처럼 바쁘게 이리저리 헤엄쳐 다녔다. 그러더니 조금 더 지나자 물고기들이 죽은 것처럼 물 표면에 둥둥 뜨기 시작했다. 몇 마리는 그렇게 있다가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한두 마리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것들은 결국 배를 내놓은 채 죽고 말았다. 나는 깜짝 놀라 물 위에 떠다니는 쓰레기들을 주워서 밖으로 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러운 물을 밀쳐내고 깨끗한 물이 들어오도록 길을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금방 물고기들이 죽을 줄은 몰랐다. 그런 줄 알았으면 좀더 빨리 쓰레기를 치우고 깨끗한 물을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물이 깨끗해지자 물고기들은 다시 헤엄치며 다녔지만 어디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 것인지 전보다 숫자가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 날 저녁, 나는 낮에 본 죽은 물고기들이 자꾸 머리에 맴돌았다. 마치 내가 그것들을 죽게 한 것 같았다. 빨리 더러운 물을 걷어내지 않은 것이 몹시 후회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날 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잉어가 되어 낮에 놀았던 개울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갑자기 더러운 물이 밀려왔다. 나는 재빨리 바위 뒤에 숨었다. 하지만 그곳까지 금세 더러운 물이 퍼졌다. 나는 몸을 빨리 흔들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지만 사방이 다 검은 물이어서 결국 더러운 물을 먹고 말았다. 점점 힘이 들고, 배가 아팠다. 조금 더 지나자 숨도 쉬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어렸을 때의 힘까지 다 모아서 몸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헤엄을 칠 수도 없고 물도 맑아지지 않았다. 마침내 나는 더러운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힘을 쓸 수도 없고, 너무 숨이 막혀 소리도 지를 수 없어서 한참 버둥거리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일어나 보니 아침이었다. 내 몸에는 땀이 흥건했다. 할머니가 눈이 동그래지셔서 “나쁜 꿈을 꿨구나.” 하시며 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주셨다. 나는 기분이 이상해져서 자꾸 울먹울먹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할머니는 그런 내 기분을 아셨는지 나를 꼭 안아주시며 “괜찮다, 이제 꿈은 다 잊어버리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할머니 품에 안겨 몰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할머니는 그 날 잉어 꿈을 잊어버리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영 이 꿈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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